日本雜話/☆SPORTS

WBC는 한국을 위한 대회.

AKAINC 2009. 3. 19. 13:09

WBC는 야구라고는 하지만 사실은 신종 야구게임이라 할 수 있다.

사용하지 않는 볼, 투구 수 제한, 개최시기 그리고 시합 방식 등이

기존의 야구를 지켜본 야구팬은 물론이고 각국 선수들과 코칭 스텝들도

적응하기 어려워한다.


WBC는 미국이 야구의 진흥과 활성화를 위해 만들었지만 기본적으로는

미국중심으로 만들어 낸 룰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런 미국 잔머리의 최대의 혜택은 바로 한국이라는 것이다.


단적인 예가 중남미 야구 그중에서도 국제무대에서 야구 최강이라는

쿠바의 경우 감독이 룰을 이해 못해서 투수 교체가 엉망이 되었고,

일본과의 전을 앞두고 시합전날 비디오를 처음 선수들과 함께 일본야구

선수들의 시합을 보았다고 한다.

이것은 바로 룰의 이해 부족 즉, 기존방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둘째, 현대 야구는 정보전이라 할 수 있는데

정보의 부재로는 승리가 어렵다는 것이다.

즉, 쿠바 선수 한명 한명은 뛰어난 능력을 가진 것처럼 보이지만

이번 WBC 일본전에서 맥을 못 추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미국은 개최시기와 선수들의 동기부여 및 정신적인 기둥이 없다.

모든 것이 메이저리그에 초점이 맞추어진 상태이기고 기본적으로는 개인주의의

연장이기에 팀으로서는 1차전에서도 4강에도 못 들었고 이번에도 허덕거리고 있다.


야구시합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인 투수!

한 시합을 완투로 마무리 할 수 있는 투수가 있지만 투구 수를 제한하면

제한 수 이상의 공을 던질 수가 없다.

즉, 아무리 좋은 투수가 있어도 투수 한명으로 시합을 끝 낼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일본은 좋은 선발 투수가 있지만 홀로 시합을 종결 시킬 수 없다.

당연히 연계투구를 해야 하고 감독의 용병술과 지략이 필요하게 된다고 할 수 있다.


결국 WBC는 겉으로 보기에 가장 우승에 근접한 국가가 일본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대회에서는 우승을 한 팀이다.

정보도 충분하고, 국민들의 지지도 높고 나름대로 선수들도 수준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 WBC에서 일본은 너무나 높은 한국이라는 "산" 앞에서 무릎을 꿇고 만다.

결국 WBC는 한국의 잔치이자 야구 축제가 된 것이다.

배경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일본이 자랑하는 "아날로그식 데이터 야구"

즉, 정보전에 한국은 "디지털 야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의 야구시합에는 포수와 코칭 스텝은 작은 수첩에 깨알 같이

기록한 상대 팀의 정보를 애지중지 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노트북으로 동영상과 데이터를 보고 있다.


일본의 스몰 볼 야구, 미국의 빅 볼 야구가 상징이라면

한국은 "비빔밥 야구"인 것이다.

즉, 섬세한 것만으로는 국민성에 맞지 않고 그렇다고 체격적인 조건 등으로

미국식 야구만을 할 수도 없는 단점을 역으로 최대한 살린

 "스몰과 빅"을 그리고" 미들 볼"등을 마구 섞은 야구를 한다는 것이다.


매운 듯하다 생각하면 달고,

단듯하다고 생각하면 고소하고,

야채인 줄 알면 고기이고,

고기인 줄 알면 밥이라는 것이다.


이점은 일본인의 사고방식으로는 이해할 수도 없고 넘을 수 없는

"한국이라는 산"의  원인이다.

자국이 추구하는 "현미경야구?" 혹은 미국식 "힘의 야구"와는

전혀 다른 장르의 야구이라는 점이다.


즉, 일본국민성이라는 것이 한 가지만 시키면 잘 하지만

몇 가지를 동시에 시키면 대응을 못한다.

소위 말하는 "패닉"을 일으키고 마는 것이다.

컴퓨터식 용어로는 다운되어 버린다는 것이다.


코칭 스텝의 시합 운용능력에서도 일본은 일본(섬)식이라는 것이다.

물론 그 배경에는 비빔밥식 야구에 대한 적응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라는 것이다.

뭔가 한 가지를 분석하고 오랫동안 주물럭거려 상사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스타일인데

한국 팀에서 던져 받은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즉, 카세트를 전해주면 주물럭거려 작게는 만들지만(워커맨),

카메라 계산기 달력 음악 전화기 등을 합치는 것은(휴대폰)

한계를 느끼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새로운 것에 대한 적응력에서도 한국은 세계 톱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

새 규정에 지난대회에서는 비록4강에 만족했지만 이번엔 완전히

적응했다고 볼 수 있다.

예선전에서 일본에 일승일패 이었지만 같은 승리에도 얻는 것이 달랐고

잃는 것도 달랐다.


현대 스포츠에서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이 보이지는 않지만

"정신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팀 앞에선 일본의 선수들은 사회에서 잘나가던 이등병들이

고참병 앞에 서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즉, 자국리그와 메이저리그에서는 날았지만

한국 선수 앞에만 서면 한없이 작아지는 것이다.

누가 주먹을 날린 것도 아니지만 바로 정신적인 면에서 기가 죽었기에

시합에서는 평소 범하지 않는 실수와 함께 실력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다.

내가 보기에는 한국은 상대가 강자라면 언젠가 꺾어보자! 라는 국민성이다.

당연히 일본이 먼저 야구를 시작했고 여러 가지 야구 인프라가 충만한 것이

한국 팀으로서는 꺾어야하는 대상으로 일본은 좋은 먹이 거리다.

 

반면 일본은 한번 자기보다 강하다고 느끼면 고개를 숙이고

기어들어가는 국민성이다.


그동안 일본은 한국에 패하면 병역혜택 때문에  등등

불쌍한 변명과 논리로 정신적인 패배배경을 분석해왔지만 이젠 공한증이다.

2차 대전 후 일본은 원자폭탄과 함께 미국 앞에서 고개를 들지 못하는

일본의 현대사처럼 향후 30년간은 일본의 야구는 한국 앞에서 고개를

들기 어려울 것 같다.